연일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한 항공사가 에어컨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채 운항해온 것으로 YTN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.
찜통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승객이 응급실에 실려 가거나 승무원이 탈진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.
양일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.
[기자]
소형 항공사, 하이에어가 운영하는 여객기 기내 모습입니다.
승객들이 하나같이 안내 책자를 손에 들고 부채질하고 있습니다.
지난달 30일, 김포에서 울산으로 향하던 같은 항공사의 여객기.
출발 직전 온도계에 찍힌 온도가 무려 38도, 습도는 55%가 넘습니다.
그야말로 찜통 같은 환경 속에 응급환자까지 발생했습니다.
한 여성 승객이 식은땀을 흘리며 어지러움과 마비 증세를 보인 겁니다.
다행히 기내에 현직 간호사가 타고 있어서 응급조치가 이뤄졌고, 착륙 직후 응급실로 이송됐습니다.
[박정하 /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: 전형적인 온열 질환 증상들인 것 같네요. 저림증상이 있었다거나 마비되는 증상은 열 경련에 해당이 될 거고.]
사우나 같은 비행기가 일터인 승무원 가운데에는 온열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.
연일 폭염 속에 직원들은 고객 불만 응대에, 행여 응급상황이 생길까 마음 졸이며 일하고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.
[하이에어 관계자 : 숨도 안 쉬어지고 머리도 멍해지고 앞이 캄캄해지는 그런 증상이 발생하더라고요. 이게 전쟁이 아니면 뭐냐, 거의 이 정도로….]
업체는 지난달 30일 편도 기준 8차례 비정상적인 온도로 항공기를 운항했다고 인정했습니다.
현재는 운항 중인 항공기 3대 모두 점검을 완료해 에어컨 관련 결함을 해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.
하지만 업체 측 해명에도 어제(3일) 한 항공기 내부 온도가 또다시 37도까지 치솟아 승객과 승무원들이 더위에 몸을 맡겨야 했습니다.
YTN 양일혁 입니다.
YTN 양일혁 (hyuk@ytn.co.kr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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